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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Rocky: 드류 사리치 - Fight from the Heart
2015-07-06 ,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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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얘기를 하려면 - '록키라는 영화가 있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려나. ^ ^

그리하여, '록키'라는 영화가 있었다. 챔피언에 도전하는 무명 복서의 이야기다. 실베스터 스탤론이라는(!) 배우가 주연한 영화다. 엄청난 빅히트작이라서, 한 세대에 걸쳐서는, 이런 식으로 소개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록키는 그냥 록키, 실베스터 스탤론은 그냥 실베스터 스탤론이라고 하면 모두가 다 아는 영화이고 배우였다. 1976년에 1편이 나왔고, 1990년까지 총 5편까지 나왔다. 초기의 인기는 차츰 잦아들었지만, 이 작품이 가진 무게나 파급효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이 2012년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초연이 된 것은 함부르크 오페라하우스에서였고, 뒤이어 브로드웨이에서도 개막했다. 그러나 브로드웨이에서는 짧게 공연이 끝났고, 독일에서는 계속 공연되었다. 록키가 미국 대중문화산업의 산물임에도, 오히려 유럽에서 더 성공한 셈.

거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그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단지 유럽에서의 성공요인에 이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못할 것이다. 뮤지컬 배우 드류 사리치(Drew Sarich)다. 미국인이지만 유럽쪽 프로덕션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 유럽 뮤지컬계는, 정말이지 이 사람의 존재를 소중히 여겨야 하지 않을까. 건장한 체격에 잘 생긴 얼굴을 가진 것만으로도 꽤나 인기를 얻었을 법한데, 놀라운 보컬력에 빼어난 연기력까지 갖춘 인물이다. 그리하여 이 사람 덕분에 절정의 가창력을 뽐내야 하는 남성 주인공 중심 뮤지컬들이 유럽 무대에서 한층 더 눈부신 생명력을 얻게 되었다. 특히 유럽 뮤지컬 배우들이 갖는 다소 고전적인, 어찌 보면 고답적인 틀에 갖히기보다는, 팝/락적인 범역까지 훌륭히 소화하는 보컬력 면에서는 단연 압도적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미국 출신이면서도 고전적 서사성을 놀라운 스케일로 표현해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잘 한다. 그러니만큼 유럽 뮤지컬계의 슈퍼스타이고, 당연한 수순처럼 바로 이 사람이 뮤지컬 록키의 함부르크 초연 주인공을 맡는다.

록키는 사운드트랙들도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던 영화 작품이었다. 1편에선 록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테마곡이 유명해졌고(지금도 방송이나 스포츠 이벤트에서 늘상 사용되는 테마다), 3편에 들어간 '서바이버'라는 락밴드의 Eye Of the Tiger라는 넘버 또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두 멜로디, 혹은 곡 모두 이 뮤지컬에서 사용되는데, 나머지는 거의 새롭게 창작된 곡들이라고.

어찌 보면 '록키'는 이제는 한물 간 70년대 미국의 낙관주의, - 좀 삐딱하게 보자면 - 패권주의적 코드까지도 지닌 작품이다. 그러나 이런 주의나 노선에 얽매여 바라보거나 해석할 필요는 굳이 없는, 그럴 의무는 더 더욱 없는, 한없이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영화다. 특히 1,2편의 극적 힘은 엄청나다.

그렇긴 해도, 난 위에서 언급한 두 트랙들의 엄청난 팬도 아니고, 록키 역시 그저 재미나게 본 정도일 뿐이라 - 뮤지컬 록키의 소식에도 별 관심은 없었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우연히 접한 이 뮤지컬의 무대를 보고는 좀 놀랐다. 노래가 좋다.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류 사리치가 부른다.  

다음은 그가 콘서트 형식의 무대에서 부른 뮤지컬 록키의 한 넘버인 Fight from the Heart. 위에 이 뮤지컬과 배우를 소개하는 내용을 주로 썼지만, 사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노래의 제목을 보고서이다. 아름다운 제목 아닌가.



이 제목을 보면서, 요즘 그런 걸 본 적이 지극히 드물다는 것을 깨달았다. '온 마음을 다하는 싸움' 말이다. 세상에서는, 특히 인터넷에서는 여기저기서 무수한 싸움과 공방전이 일어난다. 왁자지껄하다. 그런데 누군가가 진지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기회'는 예전보다 훨씬 더 줄어들었다. 그것이 가령 컴퓨터 게임 하나를 플레이하는 것이라 해도 그렇다. 예전에는 그 '게임 플레잉'에 관한 이야기에서 조차도 - 작성자의 진정어린 마음이 온통 흘러넘치는 기분이었다면, 요즘엔 그런 느낌을 좀처럼 받기 힘들다. 수많은 사람들이 평론가처럼, 코치처럼, 옵저버처럼, 제3자처럼, 심판처럼, 기획자와 마케터처럼 얘기한다. 스스로의 마음을 표현해야할 일에서마저도 그렇게 얘기한다. 험담과 악플조차도, '코치 버전'이 대유행이다.

신기하다. '오글거린다'는 욕만은 절대로 먹고 싶지않았던 사람들의 노력의 소산일까? 그렇지만 '오글거린다'는 살충제를 대량 살포한 덕분에 우리는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잃었다. 무해한 애벌레의 꿈틀거림을 '오글거린다'라고 치워버렸더니, 산천초목을 날아다니는 눈부신 나비떼의 신비로운 마법들이 모두 실종된 기분.  

온 마음을 다하는 싸움, Fight from the Heart을 보기가 그래서인지 참으로 어려워진 기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게 드는 결심은 이것이다. 그런 종류의 치열한 싸움, 그런 종류의 뜨거운 노력을 만났을 때에는, 정말로 그 만남을 소중히 여길 작정이다. '나는 이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위해서 제 온 마음을 다합니다'라는 종류의 순간을 만날 때에는, 나 역시 최선을 다해서 그 순간을 존중하려고 한다. 그런 종류의 것이 좀 희귀해졌어야 말이지. 

(그 대상이 음악과 관련된 경우에는, 원래부터 희귀한 산물인지라, 원래부터 어마어마하게 존중하고 있긴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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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영상인듯 싶은데, 전체 뮤지컬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온다. 처음 나오는 연주음악이 Gonna Fly Now라는 그 유명한 록키 테마송. 이어서 드류 사리치가 부르는 곡이 Eye of the Tiger.

(이 방송의 출처를 알았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마다 방영되는 특집 음악프로그램 '헬렌피셔쇼 Die Helene Fischer Show'에서 작년 방영된 것. 독일의 유명가수 헬렌 피셔가 진행하는 가운데 3시간 동안 각종 음악과 춤 무대를 꾸미는 인기 프로그램이라고. 위 영상은 그중 '록키 메들리'로 꾸며진 무대.)


*뮤지컬 록키의 또 다른 넘버. '버틴다'는 뜻의 독일어 Stand-zu-halten이 제목. 넘버도 좋지만 장면 전환도 근사하다. 별 특별한 장치 없이 그냥 노래의 변화로 장면이 전환된다. 그래서 좋다. ^ ^



*작년 2014년 12월 19일 드류 사리치는 'Musical meets Rock'이라는 타이틀의 콘서트를 독일 비스로흐에서 한다. 거기서 부른 Eye of the Tiger. 이전에 헤드윅의 Wicked Little Town도 이런 스타일로 편곡해서 불렀던 것을 보면 아마도 그가 편곡한 버전인듯. 처음에는 딴 노래인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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